시 / 마미야 쇼고 / 2022 / 127 x 205 mm / 118p / ISBN 979-11-972289-7-1
책소개
은일(隱逸), 질환자, 그리고 행려병자처럼 나는 “ 레일로드”(「變易生死」)를 피해 가로로 돌아다니며 중얼거린다. 누군가 들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두려워하며, 해서 누구의 세반고리관에도 닿지 못할 올베르스의 역설을 두려워하며. 「떠돌이개」가 나다. 그러나 이 두려움에 놓치는 법 없이 항상 귀 기울이는 자, 그러나 단 한 자도 그 진원에 돌려주지 않고 남은 한 귀를 통해 진앙으로 도로 흘려 보내는 자가 바로 이 시집의 시인이다.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이 시집에서 각자 중얼거리며 살아낸 생이다. 몸이 아니라 결석들의 달그락거림, 그러나 진공관 속에서 이루어지는 탓으로 그 어떤 소리도 없이. 이 반복되는 그러나 접근할 수 없는 어물쩍임들, 마미야 쇼고의 시들은 분명히 시들이다. 그것은 실험(實驗)이 아니라 징험(徵驗)이고, 미숙(未熟)이 아니라 불숙(不熟)이며, 습작(習作)이 아니라 습습(習習)이다. - 권구윤, 「급유빈도와 윤활개소」중에서
책 속으로
소나무그리디바
“어떤 믿음을 가짐으로써 인간이 행복해진다면, 그 믿음은 있을 법하지 않은 다른 일들도 그 종류와 양에 관계없이 하나의 전체로 믿게 하는 것이다.” - 옌젠 [그리디바]
아무렇게나 분재된 길가의 소나무
지는 해의 광렬 한 햇살
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
옛날의 일들을 회귀하며 반복하는 것 일까
한 사람의 역사가
다른 이의 현재에 겹치고
하던 대로 하던 일들이
그런대로 잘되니까
익숙함에 매몰되어
영단어들을 외우고
소나무에는 살고자 하는 의지의
혼란함이 뿌드득 거리며 피어난다
한 발짝 나가면서
내가 너한테 그런 소리 들으려고 이 세상에 내려온 줄 아니?
- 테오리아 15쪽
333.333.333.333.333.333.333.333.333.333.
다 쓴 볼펜을 샀다
각막이 말라 간다
아비는 술잔을 기울인다
나는 체스 기물을 기울인다
내가 만들어낸 형국을 보며 즐거워한다
내가 만든 사람들이 모여서 헛소리를 떠든다
틱 톡 틱 톡 (말 넘어가는 소리)
인성이 깊은 자들만 이 더러운 인간들을 더 많이 만난다는 것은
you take care of self.
눈은 담배를 끄라는 지령
세상 참 좋아졌다 나 같은 무지렁이가
말도 하고 글도 쓸 줄 알고
허란한 문제들에 답을해보은들
무슨 말 들이 남겠습니까
일시정지
- 테오리아 54쪽
